오리엔테이션이 열리는 강의실은 아직 3월이여서 한기가 감돌아 첫대면의 서먹함과 잘어울렸다. 신입생들은 붙임성있는 몇몇이 수근거리는 소리외엔 조용하게 과선배들의 얘기에 귀기울이고 있었다.
태호도 들떤 마음을 누르고 선배들의 학과관련 소개와 이런저런 대학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듣다가 얼마있지 않아서 흥미가 떨어져 주변을 슬쩍슬쩍 둘러봤다. 남자애들은 모두가 우왁스럽고 촌티나게 생겼다. 여자애들도 꿈꾸던 캠퍼스낭만 속에서 그렸던 여주와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다 입구쪽에 여학생이 눈에 띄었다. 오리엔테이션 시작까지도 보이지 않았던 걸로 봐서 시작 후에 온듯 하다.
흘깃 흘깃 훔쳐보다가 누군가 어깨를 툭치는 바람에 소스라치게 놀란 태호는 그녀를 훔쳐본게 들킨건가 가슴이 철렁했다.
우리 인사나 합시다. 신입생 맞으시죠?
태호는 일단 답을 하기에 앞서 통성명을 청하는 사람의 인상착의를 훑어보았다. 조그만 얼굴에 웃음기가 가득한 선한 느낌에 태호의 긴장을 풀고 답이 늦으면 그녀를 훔쳐본 것이 티날까봐 얼른 답했다.
네 신입생 맞습니다.
이름이?